[워크넷] 인문계 대졸 청년, 소프트웨어개발자 취업 수기

소프트웨어개발자

인문계 전공자는 소프트웨어를 못배운다고요? 

빌게이츠, 스티브잡스도 인문계 출신이라고요!

♣ INTERVIEW

현○○ / 경영학 전공

저는 서울 소재 K대학교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하고 현재 '아크릴'이라는 중견 소프트웨어 개발 회사에 근무하고 있습니다. 대학교 입학에서 졸업까지 군대를 다녀 온 기간을 포함하면 총 9년이 걸렸습니다. 그 기간 동안 외국으로 working holiday도 다녀오고 건축공사장·편의점·주유소·일반 사무실의 사무보조 등 다양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졸업 무렵에 새로운 진로를 개척하기 위하여 청년취업아카데미에 참여하여 6개월간 저의 전공과 다소 거리가 있는 소프트웨어개발과 관련한 교육을 받았습니다. 그 이후 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아크릴)에서 응용소프트웨어 개발자로 근무하기 시작했지요.

관리자 수준에서 정보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제작

 

우리 회사는 「감성 솔루션」을 개발하는 SI업체(정보시스템의 개발에 관하여 상담하고 그에 따라 설계·개발·운용·보수·관리등 일체 업무를 담당하는 회사) 입니다. 이중 감성 솔루션 프로그램은 포털사이트에 대한 사람들의 좋고 싫은 감정이나 느낌을 분석하는 프로그램을 말하는데요. 예를 들어 '유현진'이라는 키워드를 쳤을 때 나타나는 포털사이트의 뉴스·블로그·트위터·카페 등의 글 내용을 분석하여 사람들의 반응과 감성의 흐름을 알아내는 일종의 검색 엔진을 개발하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회사가 개발한 감성 솔루션 프로그램을 더 진전시키기 위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용자의 감정이 우울한 것으로 나타나면 이 감정을 전환시켜 줄 수 있는 영상이나 음악을 추천해 주는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죠. 보안상의 문제로 제가 하는 일을 자세히 설명 드리기는 곤란합니다. 간략히 말씀드리면 사용자의 최종 단말기에 보이는 화면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응용소프트웨어가 아니라 사용자에게 보이지 않지만 관리자 수준에서 정보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을 제작하는 일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래밍, 결코 쉽지 않아

청년취업아카데미에서 6개월간 JAVA, JSP, 서블릿 등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교육을 받았습니다. JAVA는 프로그래밍 언어이지만 JSP와 서블릿은 이미 만들어진 응용프로그램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업은 보통 9시에서 3시까지 진행되었지만 배운 것을 복습하고 배울 것을 예습하기 위해서 거의 매일 밤 9시 혹은 10시까지 컴퓨터 공부를 했습니다. 아침 9시부터 밤9시나 10시까지 소프트웨어 개발 관련 교육을 받는 것이 결코 쉽지는 않았습니다. 실제로 인문사회계열 출신중에 훈련을 이수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기본적으로 컴퓨터에 대한 관심도 있고 또 데이터를 다루는 것을 좋아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덜 힘들게 그리고 더 재미있게 공부했던 것 같습니다. 요약하면 컴퓨터 교육을 받지 않은 사람이 컴퓨터 언어와 프로그래밍을 배우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만 이 분야에 흥미가 있는 사람들이라면 소프트웨어 교육이 아주 어려운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애플의 창시자 시티브 잡스는 철학, 빌게이츠는 법학을 전공했다는 것을 아시나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 전공이 그리 중요한 문제는 아닌것 같습니다.

장기간 협력업체로 파견근무를 나가기도

응용소프트웨어개발자는 본사에서 근무하기도 하지만 개발 중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하여 다른 회사에 파견되어 일하기도 합니다. 저처럼 협력업체로 파견근무를 나가는 사람들 중에는 시스템을 개발하기 위하여 개발해야 하는 시스템을 요구한 회사에 몇 달 혹은 1년 이상 파견되어 프로젝트를 수행하기도 합니다.

과거에 비해 근무시간은 많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우리 회사만 해도 보통 8시30분에 출근하여 5시30분에 퇴근하는 등 출퇴근 시간이 분명한 편입니다. 간혹 업무일정에 특이사항이 발생할 경우 야근을 하거나 주말 근무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대부분의 IT기업이 바쁜 일정으로 야근을 많이 하지만 인터넷 뉴스나 동문선배들을 통해 확인하면 그렇지 않은 기업들도 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임금 수준은 회사의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기업에서는 신입 사원에게 연봉 기준으로 2,400만원~2,700만원 정도 제공하며 중견기업은 2,800만원~3,200만원 그리고 대기업에서는 3,500만원 이상의 연봉을 받습니다. 이후 본인의 노력과 성과에 따라 연봉이 올라가는 정도가 달라집니다.

생활 전반에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는 더욱 높아질 것

소프트웨어 분야에 사람들이 부족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합니다. 취업사이트를 살펴보아도 소프트웨어개발자에 대한 구인 광고가 많이 있으므로 수요는 많다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에도 컴퓨터에 대한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고 개발해야 하는 응용소프트웨어는 무궁무진하므로 응용 소프트웨어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사람들을 많이 필요로 하게 됩니다. 응용소프트웨어는 운영체제(예.Windows 등)에서 실행되는 모든 소프트웨어로 워드프로세서, 스프레드시트, 웹브라우저 등을 포괄하며 교육/경영/회계/법률/디자인/체육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활용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에서는 사람들이 많이 필요하나 정말 필요한 사람은 찾기 어렵다는 말을 많이 합니다. 자신의 상품가치를 높이기 위하여 기본적인 프로그래밍 능력과 함께 잠재성을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각별한 흥미가 없다면 비전공자가 진입하기 어려울것

청년취업아카데미 등에서 비전공자가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으려는 경우에는 거의 반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에 참여자 모두가 큰 마음을 먹고 오는 사람들입니다. 소프트웨어에 대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받으면 대기업은 몰라도 중소기업에 취업하는 것은 비교적 용이합니다. 그러나 제가 컴퓨터 비전공자 중 이 분야에 들어오기를 희망하는 분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것은 정말 이 일에 관심과 흥미가 있는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분야에 대한 확신이 없는 상황에서 취업이 급하다고 해서 소프트웨어교육을 받는 것은 다시 한 번 생각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훈련이나 교육을 받으면서 수업을 듣고 익히는 것과 실제 현장에서 프로그래머로 근무하는 것은 차이가 많습니다. 배우는 것을 다 사용하지 못할 수도있고 이 업무의 특성상 노동 강도가 강하기 때문에 회의에 바지기도 합니다.

응용소프트웨어를 개발하기 위하여 프로그래밍을 하는 것을 건축에 비유하지면 담이나 벽 혹은 바닥을 만들기 위해 벽돌을 나르고 쌓는 것과 같습니다. 쉬운 일일 아닙니다. 그러나 내가 마음속에 그리고 있는 멋진 건축물을 염두에 두면서 벽돌을 나르고 쌓는 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벽돌을 쌓고 나르는 것을 즐겁게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완성품 그리고 가치를 항상 생각하면서 일을 하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또한 성격적으로 보면 호기심이나 창의성이 필요합니다. 최근 S대기업 등에서 인문계열의 학생들을 선발하여 컴퓨터 켜는 것부터 프로그래밍과 프로젝트 실습 등의 교육을 시켜 현장에 투여하여 보니 이들의 업무 적응도가 높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인문학적 소양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면 협업을 하는 사람들과 정확하게 의사소통하여 개발하려는 소프트웨어의 목적과 방향 의미 등을 정확히 파악하고 일을 할 수 있으며 또한 코딩만 배운 사람들이 생각해 내지 못하는 새로운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저 같은 경우에는 다행히 새로운 언어나 신기술이 나오면 이를 터특하려고 노력하며 프로그래밍을 하다가 불편한 점이 있으면 이를 개선하기 위해 근본적인 원인을 찾고자 노력합니다. 즉, 소프트웨어 훈련을 받고 취업을 하는 것보다는 직업인으로 오래 근무하려면 일하는 것이 즐거워야 하므로 먼저 이 분야가 나에게 맞는 것인지를 깊이 고려해봐야 할것 입니다.

출철 : 워크넷 미래직업연구팀 / 담당 이랑,최영순